Friday, December 30, 2011

미국에서 보는 에쿠스-럭셔리란 것은 무엇일까

미국에서 보는 에쿠스-럭셔리란 것은 무엇일까

HMA (Hyundai Motors America)에서는 작년 말 올해 초에 기존 구매 고객 중 신청을 받아 에쿠스 시승 행사를 하였습니다. 평소에 차에 관심이 있었던 저도 왠 기회인가 싶어 신청을 하고 1월초에 시승을 할 수 있었습니다.

시승 신청과정에부터 현대측에서 이번 에쿠스에 상당히 공을 많이 들였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제가 먼저 전화로 신청을 하고 난 후 그 이후에 받은 call back에서는 교포 여성분이 한국어로 상담을 해 주셨고 (제 데이타를 공부 했다는 이야기이고), 선택된 우수 딜러 중 (현대도 딜러 중에 문제 많은 딜러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에서 제가 고른 딜러에서 지정한 날짜와 시간에 저의 집까지 차를 갖고 와서 시승을 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시승한 차는 Ultimate 트림 (뒷자리에 마사지 의자가 있는 사장님 사양이라고 보시면 됩니다)이었고 실버 색상-베이지 실내의 조합이었습니다. 받은 느낌으로는 외양은 전체적으로 보면 좋은데 각각 부분을 보면 여러 차에서 디자인을 가져온 듯한- 지나치게 보수적으로 이것저것 가져온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실내는 천장의 알칸테라 처리부터 여러가지가 럭셔리하게 처리 되어 있었습니다. 


문제는 1) 기어 노브의 에쿠스 날개 문양이 조잡하게 각인되었고 2) 천연 나무 우드 트림과 안 어울리는 센터 콘솔의 버튼 질감, 색상, 그리고 3) 전혀 고급스러워 보이지 않는 아날로그 시계였습니다.

또, 시트의 경우 고급스럽고 패턴이 많은 좋은 것임에도 불구하고, 시승차의 문제인지는 모르겠지만 벌써 가죽이 밀려서 일어나는 현상이 있었습니다.

어느 미국인의 시승기처럼, 자기 아내에게 실내를 보여 주었더니 아내가 고급스럽기는 한데, 럭셔리라고 부르기에는 "이상하다"라고 하였던 것처럼 아쉬움이 있는 실내와 외양이었습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는 차의 느낌 자체는 훌륭했고 (전세대 에쿠스의 쿨렁이는 물침대 느낌이 아니라 에어 서스가 주는 부드러우면서도 기본 거동은 잡는 좋은 모습을 보여 주었습니다), 렉시콘 오디오는 저음은 부족하지만 클래식이나 가요를 즐겨 듣는 분들은 만족할 만한 음질을 들려 주었습니다 (저음이 부족하기 보다는 해상력에 좀더 초점이 맞춰진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뒷좌석은 물론 아주 편안하였지만 딜러가 이야기 해주기를, 미국인들의 경우 마사지 시트의 발 받침을 올리면 앞 좌석에 발이 걸린다고 6피트 (180센치)가 넘는 사람들 위주로 불평이 많다고 하더군요. 핸들링 자체도 bmw를 생각하면 안되겠지만, 기함급을 모는 사람들의 운전 습관에는 적당하게 무겁고 반응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전반적인 시승 느낌은 멀지 않았구나..였습니다. 제가 앞에서 지적한 부분들은 모두 디자인면적인 측면에서, 세팅의 측면에서 분명히 따라 잡을 수 있는 부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런 디자인의 부분, 감성의 부분, 그리고 딜러쉽의 문제 (렉서스나 bmw 딜러쉽같이 고급스러운 느낌이 없이 엑센트 부터 에쿠스까지 다같이 파는 부분)가 있지만, 이런 부분은 멀지 않은 장래에 극복이 될 것이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한 가지 우려되는 것은, 이번 에쿠스는 애초에 미국 수출을 위해 기획된 것이 아니기에 한국의 life style에 맞춰서 기획된 것이라 이런 부분을 이해할 수 있다고 하겠지만 (럭셔리의 느낌이나 감성, 운전 습관등은 나라별로 다르니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다음 버전부터는 어느 life style에 맞춰서 차를 기획할 지 분명히 해야 할 것이라는 점입니다.

대부분의 한국 사장님들이 뒷좌석에서 기사두고 운전하는 한국과, 대부분의 운전자가 직접 s클래스나 7시리즈, ls시리즈를 모는 미국...

주거 환경과 땅과 주변색 (미국도 캘리포니아의 하늘과 땅의 색, 제가 있는 미주리의 그것들은 아주 달랐습니다)도 다른 두 나라에서 보는 색감의 차이...

인테리어에 대한 느낌도 다른 (아파트/콘크리트기반 주택에 주로 사는 사람과 개인주택-특히 목조 주택에서 hardwood floor에 area rug깔고 지내는 사람들의 차이 ) 두 나라...

이런 것들을 어떻게 조화롭게 풀어나갈 것인지가 다음 에쿠스 버전에서 현대가 풀어가야할 문제라는 생각입니다.

제 능력으로 에쿠스를 살 날은 아직 먼 훗날의 일이겠지만, 그때에는 일본 렉서스 ls시리즈를 뛰어넘는 모습을 보여주기를 기대해 봅니다.

단순히 측정되는 숫자를 넘어서 life style, 운전습관, 주거 형태, 주변의 색감등을 모두 고려해야 완성되는 것이 luxury라는 점에서 현대의 분발을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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