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day, December 30, 2011

무라카미 하루키와 영어를 잘 하는 법

무라카미 하루키와 영어를 잘 하는 법

미국 로스쿨에서 수업시간에 교수의 call on을 겪으면서, 미국 학생들과 대화하면서 "영어를 잘 하는 법"을 정리해 봅니다.

먼저 저는 "영어를 잘하는 법"을 "내 생각을 효과적으로 상대방에게 영어로 전달하는 것"이라고 정의합니다. 단순히 미국인들과 일상회화를 하거나, 좋은 발음으로 "단어"를 발음하는 것을 영어를 잘 한다고 생각하신다면 이글은 읽지 않으셔도 좋을 듯 합니다.

예전에 무라카미 하루키의 슬픈 외국어라는 책에서 하루키가 영어를 잘 하는 법을 설명하면서

1) 먼저 모국어로 자기 생각을 명확히 해라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주제 문장을 한 문장으로 정리해 놓으라)

2) 먼저 주제 문장을 말하라 (미국 사람들은 두괄식이 아니면 이해하는데 굉장히 어려워 합니다. 또한 두괄식으로 말하는 것은 듣는 사람의 수고를 많이 아껴 주는 효과도 있습니다.)

3) 예를 들거나 주제 문장을 풀어서 설명하라 (미국 사람들의 경우 예를 굉장히 좋아하는데, 생각나는 예가 없다면 주제 문장을 풀어서 설명해 도 좋습니다)

4) 마지막으로 주제 문장을 다시 한번 요약해서 이야기 하라.

라고 정리했는데, 이는 또한 좋은 글쓰기 방법이라고 이야기 합니다.

제가 경험했던 것은 교수가 수업시간에 질문을 하면, 미국 학생들도 위 형식으로 이야기를 하면 비록 대답이 틀리더라도 교수가 이 학생은 준비를 했구나, 기본은 되어 있구나 하는 인상을 받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은 반면, 이리저리 이야기를 하다가 끝에가서 답을 말하거나 말의 주제가 흐리면 교수가 계속해서 질문을 하는 것을 많이 보았습니다.

특히, 저와 같은 외국 학생의 경우 이런 틀에 맞춰 주는 것이 교수에게도 그리고 저에게도 상호 편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는데, 교수로서는 첫 문장을 들으면 이 학생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바로 알 수 있고, 설사 못 들었더라도 예에서 한번 더 이해할 수 있고, 마지막에도 한번 더 정리해 주니 이해하기 편한 것입니다.

반면에, 결론은 마지막에...에 익숙한 한국적 마인드로 길게 이야기를 하면, 교수 입장에서는 듣는 내내 "이 학생이 지금 그래서 답이 A라는 거야 B라는 거야"라면서 인상을 찌푸리면서 집중하게 되는데, 사실 교수니까 자신의 의무로 학생의 답을 들어주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런 경우에 중간까지 듣다가 포기하고 말 것입니다.

물론 기본적인 의사소통을 하는데에는 발음과 억양의 문제가 있지만, 생각보다 미국인들의 외국인들의 억양에 대한 관용도는 위 형식을 맞춰 주기만 하면 꽤 높은 편입니다. 

영어도 결국은 언어이고, 도구입니다. 도구는 내 생각을 효율적으로 전달하는데 그 목적과 효용이 있는 것이지 그 도구자체를 완성하는데 있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p.s. 그래도 발음에 대해서 한가지 팁을 드리자면, 1) 한국말을 하는 것보다는 입을 크게 벌리는 것이 좋고 2) 발성을 목에서 하는 것보다는 가슴이나 배에서 하는 것이 더 좋다는 것입니다 (성악을 하신 분들은 아실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이야기하는 입을 크게 벌리고, 큰 소리로 이야기하라의 다른 버전이라고 생각하시면 좋을 듯 합니다. 그리고 생각보다는 f/p r/l을 구분하실 수 있다면 (정확히 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나머지 발음 문제는 생각보다는 쉽게 넘어 가실 수 있습니다. 우리도 완벽하지 않은 외국인의 한국말 발음을 "알아서" 이해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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