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day, January 13, 2012

새해결심 = 고기, 생선, 우유, 계란 없는 식사를 하자.

미국으로 오기전, 미국에 와서 꼭 해 보고 싶은 것 중의 하나는 잘 구은 스테이크와 옥수수 훈제, 그리고 아이다호 french fry를 먹는 것이었다. 미국의 풍요로움을 입으로 느끼고 즐기고 싶다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었다.


하지만, 막상 2008년에 미국에 와서는 여러 사정으로 1년 정도를 혼자 지내게 되었고, 그때는 주로 학교 식당에서 식사를 한 관계로  아무래도 느끼한 육식보다는 주로 vegetarian 메뉴를 먹게 되었었다.  당시 자전거에 빠져 있던 나로서는 몸무게도 10킬로 가량 감량되어 군대 이후 최고의 몸상태를 자랑하기도 하였다.


1년후에 와이프가 합류한 후에는, 음식 솜씨 좋은 와이프의 도움으로 예전의 식생활로 다시 돌아 갔었고 (현미나 김치등 한식을 좋아하는 와이프와 달리 나는 피자, 햄버거, 케익등 정크 푸드를 너무나도 사랑하는 "저렴한" 식성을 자랑하고 있었는데...) 내가 바쁘다는 이유로, 그리고 좋아한다는 이유로 우리 부부는 미국식 정크 푸드를 즐겨 먹게 되었다.


"You are what you eat!!!"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30대 이상은 음식에 대해서 이래저래 신경을 많이 쓰고 있지만, 회식이나 기타 여러가지 사정으로 원하는 식생활을 하기는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또, 미국 식생활에서 절제를 한다는 것이 매우 힘든 것도 사실이다. 주위를 둘러 보면 사람들은 "끊임없이 먹는다." 문제는 이 "먹는다"는 행위가 남는 시간을 메꾸는 배경 음악같이 들어간다 점이다. 예컨대, 컴퓨터 앞에서 작업을 하면서 먹고, 도서관에서 책을 보면서 먹고, 심심해서 먹고...등등 먹는다는 행위 자체에 온전히 신경을 쓰기 보다는, 무엇을 하면서 "곁들이면서" 먹는 습관이 많다는 것이다.


더욱이, 전에 썼던 것처럼 풍요로운 미국의 옥수수로 키워진 기름진 소고기와 감자들, 케찹이 유혹하는 곳에서 현미밥과 야채 위주의 경건한 음식 문화를 지켜가기는 매우 힘들고 어떻게 보면 "비싼" 식생활이기도 하다. 미국에서 고기값을 생각해 본다면, 현미 같은 유기농 식단은 오히려 비싼 식단이며, 거기다 야채 위주의 식생활은 먹은 사람은 느끼겠지만 끊임없이 "배고픈" 식단이다.


초식 동물들이 하루종일 풀을 뜯어 먹는 이유는, 육식동물들과는 달리 많은 양의 풀을 섭취해야만 생활에 필요한 칼로리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육식 동물들은 초식 동물들의 고기에서 농축된 에너지를 얻기 때문에 비교적 느긋하게 식사를 할 수 있다.


거창한 이야기를 생활인의 시각으로 풀이해 본다면, 이런 채식 위주의 식사는 "배고픈" 상태가 끊임 없이 오는 그런 식사라고도 볼 수 있는 것이다. 아침을 먹고, 점심을 먹고, 저녁을 먹는 하루 세끼중에 채식 위주의 식사를 하는 사람은 항상 배에서 "꼬르륵..."하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굶주림에 시달린다는 것이 그동안의 내 경험이다. 그리고 저녁 먹은 후 잠이 들기까지 그 시간동안 배고픔이 멀리서 들려오는 천둥소리 처럼 차근차근 내쪽으로 다가올때, 그 느낌은 정말 경험하지 않은 사람은 모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채식을 하는 쪽으로 이번 신년 결심을 굳힌 것에는 "내가 먹는 음식이 나를 결정한다"라는 말을 몸으로 느꼈기 때문이다.


만약 당신이 느끼기에 본인이 신경질적이고, 게으르며, 머리가 자주 아프다면 식단을 바꿔 볼 일이다. 20대에는 느끼지 못하는 몸의 변화가 느껴지는 30대, 평균수명 40대에 맞춰져 있던 식습관을 평균수명 80세 시대에는 바꿔야 할 것이다.


당뇨, 고혈압, 뇌졸증, 대장암...이런 단어가 우리 동양인들에게도 이제는 친숙한 단어가 되었다. 인생을 오래 살기를 바라지는 않지만, 사는 동안 즐겁게-활기 차게 살기 위해서 내가 너무도 좋아하는 스테이크, 치즈케익, 아이스크림을 올해에는 사양하려고 한다. 이것과 바꿔서 내가 얻을 것은 좀더 활기찬 여유있는 삶이기에 아쉽지만 이들을 떠나 보내려 한다.


p.s. 참고로 관심있으신 분들은 미국에 오셔서 "In-N-Out" 버거나 "five guys" 버거를 한번 드셔보시면 좋을 것 같다. 애끓는 심정으로 위 버거들을 포기한 사람의 말이니 드실 수 있으실때 드시면 후회는 안하시리라 믿는다.

1 comment:

  1. 20대 중반이전은 좀 어려울 것 같고, 그 이후는 기초대사량이 점차 줄기 때문에 젊은 몸을 유지 하기 위해서라도 채식을 고려해볼 만 한 것 같아요.

    저는 2.5주간의 채식과 굶주림의 결과. 이시각 현재 46.0 고등학교 졸업이후 최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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